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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동화 (Korean Stories)

[KR] 숲속 마을의 수줍은 토끼, 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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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숲속,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작은 마을이 있었어요. 바람은 꽃향기를 실어 나르고, 나무들은 속삭이듯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이곳에 토토라는 수줍은 아기 토끼가 살고 있었어요.

 


토토는 조용하고 착한 아이였지만, 낯을 많이 가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연못가에 혼자 앉아 나뭇잎 배를 띄우며 노는 걸 좋아했죠.

어느 날, 마을에 커다란 당근 케이크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우승하면 무대 위에서 상장을 준대!" 친구들은 들떴지만, 토토는 걱정이 앞섰어요.
"내가 만든 케이크가 맛있어도,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면… 너무 부끄러워."

그날 저녁, 토토는 우연히 루루가 떨어뜨린 케이크 레시피 노트를 발견했어요. 루루는 마을에서 제일 손재주가 좋은 토끼였죠.

"이걸 쓰면 우승할 수 있을 거야. 나도 한 번쯤 주목받고 싶어…"

망설이던 토토는 결국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정말로, 그 케이크는 마을에서 제일 맛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대회 날, 토토는 우승자로 뽑혔고, 무대 위에 올라가게 되었어요.
그때! 무대 아래에서 눈을 반짝이며 박수치는 루루가 보였어요.
토토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았어요.

"이건 내 실력이 아니야. 정직하지 않았어. 말해야 해."

“토토는 무대 위에서 조용히 마이크를 잡았어요.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 케이크는 제가 만든 게 아니에요. 숲길에서 루루의 노트를 주웠고… 그대로 따라했어요. 말하지 않고 대회에 나간 건, 정말 잘못된 일이었어요. 죄송해요.”

모두가 조용해졌어요. 토토의 눈엔 눈물이 맺혔고, 가슴은 콩콩 뛰었죠.

그때 루루가 천천히 무대 앞으로 걸어나왔어요.

“토토야,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 그건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야. 하지만 너도 알겠지? 그런 행동에는 책임이 따라야 해.”

대회 심사위원인 너구리 선생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맞아. 정직한 고백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규칙을 어긴 건 분명하단다. 그래서 너의 상장은 반납해야 해. 그리고… 앞으로 한 달 동안, 마을 빵집에서 아침마다 일하면서 친구들을 도와주면 어떻겠니?”

“그 다음 날부터, 토토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빵집에 갔어요. 무거운 밀가루 포대를 옮기고, 당근을 다듬고, 바닥을 청소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점 일하는 게 즐거워졌어요.”


루루도 종종 와서 함께 빵을 만들었고, 토토는 직접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워가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에 친구들은 더 이상 ‘벌을 받은 토끼’가 아니라, ‘노력하는 친구 토토’로 바라보게 되었지요.


어느 날, 루루가 말했어요.

“토토야, 이제 너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볼래?”

토토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이제는 부끄러움보다 용기와 성실함이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 잡았답니다.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뒤에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으로 책임지는 것… 그것이 진짜 어른이 되는 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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